
확장하는 세계관의 매력! MCU부터 몬스터버스·컨저링 유니버스까지
영화를 보다 보면, 한 작품에서 만났던 캐릭터가 다른 작품에서도 뜬금없이 등장하거나, 서사의 배경이 이어지는 걸 볼 때가 있죠. 이럴 때 기분이 묘하게 들뜨면서 “오, 얘네가 연결되는 거였어?” 하고 놀라게 되기도 해요. 바로 이런 흐름이 바로 ‘씨네마틱 유니버스(Cinematic Universe)’입니다. 대표적으로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가 전 세계를 뒤흔들며 붐을 일으켰고, 이후 다양한 스튜디오들이 “아, 우리도 세계관을 크게 확장해볼까?” 하며 합류했죠. 오늘은 MCU 외에도 주목받는 유니버스 사례를 살짝살짝 훑어볼까 해요.

1.몬스터버스 (MonsterVerse)
‘킹콩’과 ‘고질라’라는, 이름만 들어도 위압감이 철철 넘치는 괴수들이 한데 뭉쳤다면 어떨까요? 바로 몬스터버스입니다. 레전더리 픽처스와 워너브라더스가 함께 구축한 이 세계관은, 고질라(Godzilla, 2014)를 시작으로 콩: 스컬 아일랜드(Kong: Skull Island, 2017),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Godzilla: King of the Monsters, 2019), 그리고 마침내 고질라 vs. 콩(Godzilla vs. Kong, 2021)에 이르기까지 괴수 대전의 스펙터클을 이어가고 있어요.
이 유니버스의 묘미는 거대한 생명체들의 압도적인 존재감뿐 아니라, 과연 이 녀석들이 어떻게 한 세계 안에서 공존(혹은 대치)하는가를 보는 재미예요. 또, 인간들이 괴수들의 출현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은근히 흥미롭죠. 일반적으로 “괴수영화=도시파괴 쇼”라고만 생각하기 쉬운데, 여기서는 세계관을 확장해 ‘몬스터의 생태’나 ‘역사 속에서 그들이 어떤 존재였는지’ 등 설정을 구체화하는 식으로 팬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2.컨저링 유니버스 (The Conjuring Universe)
호러 장르를 좋아한다면, 제임스 완 감독이 연출한 컨저링 시리즈를 빼놓기 어렵죠. 그런데 단순히 “컨저링 1, 2, 3”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애나벨(Annabelle), 더 넌(The Nun), 그리고 스핀오프까지 줄줄이 나오면서 거대한 공포 세계관이 만들어졌답니다. 이게 바로 컨저링 유니버스예요.
이 시리즈는 에드와 로레인 워렌 부부(실제 초자연 현상 연구가들)를 축으로 각종 귀신·악령 사건을 엮어내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아, 이 사건이 사실 애나벨이랑도 연결돼 있었구나!” 하고 깨닫게 돼요. 덕분에 호러 장르 특유의 짜릿함에 “이게 전부 한 세계관에서 일어난 일이야?” 하는 생각이 더해져, 섬뜩함이 배가됩니다. 무서운 것 좋아하는 분들에겐 이보다 더 맛있는 세계관이 없겠죠? 반면 공포 영 약하신 분들은… 한 편 보기도 쉽지 않을 거예요.
3.스티븐 킹 유니버스? (Stephen King Universe)
엄밀히 말하자면, 스티븐 킹 소설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일관된 동일 세계관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워낙 스티븐 킹이 본인 작품들 간의 교차점을 많이 숨겨놓고, 또 일부 영화들이 ‘같은 우주’라는 암시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팬들 사이에서는 “스티븐 킹 유니버스(SKU)”라는 말이 통용되기도 하죠.
예를 들어, 샤이닝(The Shining)과 닥터 슬립(Doctor Sleep)은 완전 이어지는 속편 관계이고, 그것(IT)에 언급된 이야기가 또 다른 작품에서 슬쩍 드러나기도 해요. 심지어 소설판에서는 한 인물이 다른 작품에 게스트 출연하는 식의 장난이 비일비재합니다. 영화판에도 이런 요소가 조금씩 녹아들다 보니, “이거 혹시 다 연결되는 거 아냐?”라고 추측을 하게 되는 거예요. 비록 공식적으로 MCU처럼 선언된 건 아니지만, 스티븐 킹 월드의 영향력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죠.
4.더 다크 유니버스(The Dark Universe)…?
유니버스라면 빠질 수 없는 시도가 하나 있죠. 바로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자사 ‘고전 몬스터 IP’를 총집합해 만든 다크 유니버스입니다. 1930~40년대에 히트했던 드라큘라, 프랑켄슈타인, 미이라, 울프맨 등등을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려서 MCU에 대항할 또 다른 프랜차이즈로 키우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였죠.
하지만 2017년 미이라(톰 크루즈 주연)가 흥행과 평가에서 뼈아픈 실패를 맛보면서… 사실상 다크 유니버스는 시작부터 삐걱거리게 됐어요. 이후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루머상으로 “이 프로젝트 포기하는 거 아냐?” 소리를 듣다가, 별도의 독립된 리부트(예: 투명인간(2020)) 등을 내놓으며 방향성을 재정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쩌면 언젠가 다시 한 번 몬스터 군단이 한자리에 모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미래가 불투명한 유니버스” 정도로 남아 있는 상황이에요.
5.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 말해 뭐해
씨네마틱 유니버스 하면 일단 MCU부터 떠올리는 분이 대다수일 거예요. 아이언맨(2008)을 시발점으로 거의 10년 넘게 이어진 대서사를 구축하고, 어벤져스 시리즈를 통해 캐릭터들이 한데 뭉쳐 거대한 이벤트를 터뜨리는 방식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특히 페이즈별로 스토리를 쭉쭉 확장하면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나 블랙 팬서 같은 새로운 히어로들도 자연스럽게 합류시킨 전략은 “세계관 공유”의 가장 모범적인 성공 사례가 됐습니다. 팬들은 매년 개봉작이 이어지길 기다리며, 엔딩 크레딧 뒤의 쿠키 영상을 기대하는 일상을 보내게 됐죠. MCU를 시작으로 DC도, 소니도, 심지어 공포 장르까지 유니버스 전략에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6.그 외 흥미로운 세계관 공유 사례
- 해리포터와 신비한 동물들: 해리포터 시리즈로 이어지던 마법 세계관을 확장한 사례. 1920년대 뉴욕을 무대로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 이야기가 이렇게 이어지는구나!” 하는 재미가 있어요.
- 스타워즈: 이미 오래전부터 확장 세계관(EU)라 불리는 만화·소설·애니 등 매체로 뻗어나가며 거대한 스토리망을 형성했죠. 디즈니가 루카스필름을 인수한 뒤로 스핀오프 드라마 시리즈까지 활발히 제작 중입니다.
-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DCEU): 원더우먼, 슈퍼맨, 배트맨, 아쿠아맨 등등이 한 세계에서 움직이는 구조를 잡았으나 MCU만큼의 일관성이나 성공을 거두진 못했어요. 그래도 새로 출범한 DC 스튜디오(제임스 건, 피터 사프란 체제)가 전면 리부트할 예정이니 또 다른 전개가 기대되죠.
왜 씨네마틱 유니버스가 인기일까?
확장되는 스토리: 단 한 편으로 끝나지 않고, 같은 세계관 속 캐릭터들이 활약하고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장대한 서사’가 흥미를 이끌어요.
팬덤의 만족감: “아, 저 인물이 저 작품에도 나왔었잖아!” 같은 이스터에그를 발견하면 팬들은 희열을 느낍니다. 세계관을 알면 알수록 즐길 요소가 늘어나니까요.
비즈니스적으로도 이득: 성공적인 유니버스는 영화 한 편으로 그치지 않고, 굿즈·드라마·게임 등으로도 수익 창출이 가능해요.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모델일 수밖에 없죠.

마무리: 앞으로 더 늘어날까?
MCU가 초대박을 터뜨린 이후, 다양한 스튜디오들이 야심 차게 ‘세계관 공유’를 시도했지만, 성공적인 예도 있고 시작부터 삐걱거린 케이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씨네마틱 유니버스라는 포맷은 관객들이 한 번 빠져들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매력이 있어서, 앞으로도 계속 시도될 가능성이 높아요.
괴수, 호러, 히어로, 판타지 등 장르를 막론하고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다른 작품에도 나온다?” 하면 벌써부터 궁금증이 샘솟으니까요. “다음 시리즈엔 누가 협업할까?”, “어떤 빌런이 크로스오버로 등장할까?” 이런 얘기만으로도 팬심이 폭발하죠.
언제든 새로운 세계관이 출범하면, 그들이 어떤 식으로 설정을 엮어갈지 흥미롭게 지켜봐도 좋을 듯해요. 지금도 우리가 모르는 어딘가에서, 새로운 유니버스 프로젝트가 슬쩍슬쩍 시동을 걸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앞으로 어떤 작품들이 관객을 초대해줄지, 조금 들뜬 마음으로 기다려보는 것도 재미가 될 거예요.

